#융자업체에서 근무하는 한인 김 모씨는 밀려드는 주택 모기지 융자 사전승인 요청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실제 융자로 연결되는 경우는 드물어 일하는 업무량에 비해 실속은 없고 골치만 아프다고 푸념이다.
주택시장에 매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멀피오퍼 경쟁이 벌어지자 융자업계 종사자들이 골치 아파하고 있다. 잠재구매자들이 주택 구입을 위한 오퍼를 넣을 때 사전융자승인서를 함께 제출하는 것이 거의 필수적인 과정이 돼, 사전융자승인 요청은 많지만 정작 실제 구입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인 융자업계 관계자들에 의하면, 2~3년 전만 해도 융자 사전승인을 받은 바이어 10명 중 7~8명은 집을 구매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이러한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들어 복수 오퍼는 물론 현금 오퍼가 많이 증가하면서 사전융자승인을 받아 오퍼를 넣어도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 융자업계에 따르면 올해의 경우 사전융자승인서를 통해 집을 구입하는 경우는 10건 중 2~3건에 불과할 정도다.
MK렌딩의 박치훈 론오피서는 “사전승인서 성사율이 거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하는 일은 많은데 막상 수입은 크게 줄어 난감하다”며 “그렇다고 들어오는 요청을 거절할 수도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SNA 파이낸셜의 매튜 남 대표 역시 “지난 몇 년간 지속한 매물부족 현상에다 일부 주택소유주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을 내놓지 않아 매물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융자를 통한 주택 구입건수도 줄고 있어서 융자업계의 수익구조가 악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들어 집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감정가가 거래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오퍼가 받아들여지더라도 실제로 융자를 신청하면 융자가 안 나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 분석업체 코어로직의 ‘4월 남가주 주택거래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남가주 주택 가격이 2007년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남가주 6개 카운티의 주택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3.2% 감소했다.
특히, LA카운티의 중간 거래가는 52만 달러로 지난해 4월의 48만4000달러보다 7.3%나 급등했지만 거래량은 2015년 4월보다 2.3% 하락했다. 오렌지카운티 역시 4월 주택 거래량은 6.5%나 줄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모기지 이자율이 4% 선을 밑돌아 주택 구입 수요는 높지만 매물부족으로 가격은 높게 형성되고 예비 바이어들의 제한된 크레딧과 주택구입능력 때문에 거래량 자체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전하면서 “당분간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