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물 왜 이렇게 모자라나?

Associated Press

지난 2월 아더 패터슨은 부동산중개업체로부터 특이한 부탁을 받았다. 아직 매물로 내놓지도 않은 자택을 구매희망자에 판매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당시 해외이주를 고려하고 있었기에 타이밍이 맞아 떨어지기는 했으나, 그는 구매가보다 낮은 가격에 집을 매각하는 대신 임차인을 들이기로 결심했다. “본전만 건질 수 있었어도 매각했을 것이다”고 그는 말한다.

위와 같은 결정은 미국 주택시장이 최근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시사한다. 집주인들이 자신이 구입한 가격보다 낮은 시세에 집을 내놓지 않으려고 하면서 봄성수기에 물량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계절요소를 반영한 3월 기존 주택 매출은 전월 대비 0.6 떨어졌지만 2012년 2월에 비해 10.3 오르며 전년 동월 대비 상승세를 21개월 연속으로 이어나갔다.

수요가 부족했던 2년 전과는 반대로 매물로 나온 집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공급부족이 빚어짐에 따라 입찰전(戰)과 신축주택 추첨, 매물로 나오지도 않은 주택의 소유주에 매각제의 등10년 전 주택시장 과열을 연상시키는 활동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중개기업 레드핀의 글렌 켈먼 최고경영자(CEO)는 “금리가 낮고 시장이 돌아선 상황에서 저가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엄청나지만 물량이 딸리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주택시장 회복이 역전될 조짐은 거의 없지만 “물량부족으로 집을 못 구입하는 사람들이 자기 집도 내놓지 않으면서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한다.

3월 매물로 나와있는 주택수는 총 193만 채로 2월에 비해 1.6 상승했으나 전년 동월에 비해 16.8 감소했다. 2000년 이래 3월 최저 물량이다.

상환불이행으로 은행이 압류하는 주택 수가 줄어들고 집주인들이 매각을 원치 않거나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매물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세가 특정 가격 미만인 이상 집을 내놓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3월 주택 중위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11.8 상승한 18만4,300달러를 기록했으나 2006년 7월의 최고가 23만 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상당히 낮다. 고가 주택이 많이 팔린 서부지역에서 중위가격은 26 상승했다. 매물로 나온 주택이 판매되는 기간도 단축됐다. 3월 매각된 주택 중 매물로 나온 지 1개월 미만 주택비율은 37였으며 매물 중 50가 판매되는 평균 기간은 1년 전의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어들었다.

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투자자들은 현금결제를 약속하며 판매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미션 비에호의 부동산중개인 폴 레이드는 지난해 말 길거리에 ‘주택 현금구입’이라는 표지판이 내걸리기도 했다고 전한다. “구매자에게는 힘이 빠지는 상황이다. 2006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기존 주택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신축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난 4년 간 침체됐던 건설업체들이 활기를 띄고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 산 라몬의 건설업체 샤펠 홈즈는 70만 달러 가격대의 모델하우스 4채를 판매하는 데 수십명의 구매희망자가 몰려 추첨을 실시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