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매물이 절대 모자란다. 작년 하반기부터 부쩍 심화된 매물 부족현상이 계속 지속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이 시작되는 올 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08년부터 시작된 주택차압사태로 시작된 대규모 물량공급의 현상은 이미 멈췄지만 지난 2년간 주택을 사려는 바이어가 대폭 늘어나면서 주택 인벤토리 부족으로 인한 가격급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즉 바이어는 대폭 늘어났는데 주택매물은 많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잃으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밖에 없었다.
독자들 중에선 2006년 당시 주택시장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가격이 오르고 새로 분양하던 집도 그저 예약만 해 두면 집을 짓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가격이 상승하던 정말 모두가 미쳤던 그러한 시절이 있었다. 친구를 만나도, 식당을 가도, 어느 곳에서도 사람들이 온통 집, 집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던 시절이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이 주택을 팔려고 시장에 내어놓은 리스팅가격과 실제로 매매가 되는 가격만을 가지고 비교해 본다면 바로 2006년 부동산시장과 거의 같은 수준까지 와 있다.
일례로 지난 해 10월달에 매매된 전체주택 중에서 약 25%가 셀러가 내어놓은 리스팅가격 혹은 그 이상의 가격으로 매매가 성사되었다. 즉 25%의 셀러가 본인이 원하는 가격 이상으로 주택을 팔았다는이야기다. 또 이 수치는 2006년 1월달의 리스팅 가격대비 실제 매매가격 비교시 보여준 수치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25%란 수치는 보통 부동산시장이 아주 호경기때 보여지는 수치이며 특히 2006년과 같이 매물부족 현상으로 인한 가격이 상승할 때 흔히 나타나는 통계적 수치이다. 따라서 이 통계자료에 근거해 보면 현재 주택시장의 인벤토리 부족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가름해 볼 수 있다.
부족한 매물현상은 바이어들에게 “빨리 사야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가하게 된다. 또 60년 만에 찾아 온 초저리주택 이자율도 놓칠 수 없는 주택구입의 호조건으로 계속 바이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무엇보다는 지난 수년간 천정부지로 오른 렌트비가 더욱 주택구입을 하도록 바이어들을 부추기고 있다. 주택 인벤토리는 보통 6개월치 매매물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것을 정상 인벤토리 수준으로 간주한다. 즉 현재 주택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을 모두 매매하는데 6개월이라는 시일이 필요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 주택시장의 인벤토리는 4~4.5개월치 물량만이 공급되고 있어 물량부족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한인 바어들 중에는 올 새해 벽두부터 요동치는 증권시장과 여러가지 불안한 경제뉴스들을 접하면서 중국발 경기침체가 미국과 전 세계경제를 곧 불황국면으로 몰아 넣을 것으로 보고 주택구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분들을 볼 수 있다. 심지어 2008년같은 대량 주택차압 사태까지도 점치면서 주택가격의 대폭 하락을 예상한 분들도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현 주택시장은 이전과 달리 상당히 탄탄한 구조 속에서 2008년 이후에 새롭게 태어났다고 보면 된다.
지난 수년간 주택을 구입해 본 분들이 있다면 대부분 “융자”하면 먼저 고개부터 흔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전과 같이 싸인만 하면 융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은행들이 눈에 불을 켜고 모든 서류를 샅샅이 검토한 후에야 돈을 빌려준다는 것을 이제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최소 20~30% 이상을 다운해야 융자가 가능해지면서 웬만큼 주택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집에 에퀴티가 남아있어 가격하락이 주는 영향이 이전과는 다르게 모든 여건이 단단하게 조성되어있다. 또 2008년 이후에 매매된 주택의 35% 이상은 은행융자가 없는 전액 현찰 구입임을 감안한다면 당분간 대규모 차압사태와 같은 주택시장붕괴는 없어 보인다.
2016년 한해는 매물부족이 장기간 계속된다면 지난해에 누렸던 7%대의 가격 인상폭은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약간의 소폭 상승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올 봄을 지나면서 의외로 주택물량이 많이 공급된다면 거래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