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매물 리스트, 1년 전보다 30% 늘어
같은 기간 3.3% 올라 $65만2300
매물 증가·모기지 금리 하락 호재 작용
지난 1월 LA메트로지역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건수가 1년 전보다 약 30%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택시장이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질로 화면 캡처] 지난 1월 LA메트로지역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건수가 1년 전보다 약 30%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택시장이 바이어 마켓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질로 화면 캡처]
LA 주택시장이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형적인 일반 주택가격이 중간 연소득 대비 무려 8배에 해당하는 현실에 더해, 부동산 거래 및 정보 분석업체 질로(Zillow)가 최근 발표한 2개 보고서는 앞으로 다가오는 수개월 기간 동안 주택구매자 입장에서는 주택구입이 예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다른 부동산 전문매체인 커브드LA가 최근 보도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주택시장은 지난 수년 동안 이어왔던 셀러 마켓에서 바이어 마켓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질로가 발표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LA메트로폴리탄 전체 지역에 지난 1월 한 달 동안 매물로 나온 주택 수는 모두 2만1357채였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거의 30%나 늘어난 수치며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매물이다.
주택시장에 매물이 늘었다는 것은 주택구입에 나서려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는 집을 사기 위해 다른 구입자와 벌이는 가격 경쟁률도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이에 따라 셀러는 원하는 가격(asking price)보다 낮은 가격에도 주택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
다른 보고서는 바이어끼리 경쟁이 없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LA 메트로 지역에서 팔린 주택의 26.3%가 셀러가 부른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에 기록했던 35.1%보다 거의 1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런 가운데 질로는 1월 LA 메트로 지역의 주택판매가격이 지난해 이후 3.3% 오른 것으로 추산했다. LA 메트로 지역(오렌지 카운티 포함) 1월 주택 중간가는 65만23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주택시장이 붕괴하기 1년 전인 2006년 7월 기록했던 당시 주택 중간가 최고치인 61만여 달러보다 4만2000달러 이상 높은 가격이다. 시장에 나온 주택 매물 수도 전국적으로 소폭이기는 하지만 1.2% 증가했다. LA 지역은 셀러가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집을 시장에 내놓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매물 수는 LA의 역대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질로의 애론 테라짜스 경제학자는 “바이어는 이렇게 갑작스러운 선물 같은 상황에서 주어지는 몇 가지 옵션이 더 있다 해서 실수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고 주택가격은 여전히 많은 수요와 제한된 매물 때문에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긍정적인 요인은 모기지 이자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기지 이자율은 주택구매 예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으로 간주하는데 지난 1월에 상당한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2월 중순까지 하락세는 이어져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슷한 이자율을 보이고 있다.
질로의 2019년 1월 전국 주택시장 보고서를 더 자세히 살펴 본다.
1월 전국 주택시장에 나온 매물은 1년 전보다 1.2% 늘었다. 주택시장이 연착륙하는 과정에서 보여주고 있는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하지만 서부지역 주택시장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월 중간 주택가격은 22만53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7.5% 오른 가격이다. 중간 렌트비도 1년 전보다 2.1% 인상됐다. 가격은 1468달러였다. 3개월 연속 렌트비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1월은 주택시장의 오랜 트렌드가 뒤바뀌는 모습이다. 1.2%로 적은 수치지만 매물이 증가한 것은 최소 5년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올해 미국 주택시장은 새해 첫 달을 그 전년도보다 더 많은 매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월 질로 사이트에 오른 전국 주택매물은 총 160만 채를 넘겼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는 2018년 1월보다 1.2% 증가한 것이며 2014년 이후 1월 기록으로는 처음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 성수기인 봄철이 되자마자 바이어들이 적극적으로 장보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 수년 동안 구입할 매물찾기가 너무 어려웠기에 매물 증가라는 희소식에 바이어가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배경에 깔려 있다.
여기에 주택가격 상승폭도 확연히 둔화하는 모습이고 모기지 이자율이 정체 내지는 오히려 다시 하락하는 모습이어서 바이어 입장에서는 요 근래 보기 드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매물은 2015년 1월을 시작으로 44개월 연속 전년 대비 하락세를 기록하다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때부터 5개월 중 4개월은 미미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매물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시장에 매물이 늘어나는 모습이라 해도 최고치를 기록했던 시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1월 총 주택매물 건수 161만8058채는 2014년 7월에 기록했던 200여 만 채와 비교하면 20% 이상 적은 수치다. 시장 규모 면에서 전국 35위 안에 드는 대도시 지역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각 지역 최고치를 넘어섰던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대부분은 최고치와 너무 큰 격차를 보였다. 35대 대도시 지역 가운데 24개 지역의 1월 매물 건수는 최고치 기록보다 20% 이상 줄어든 모습이다. 최고치보다 10% 미만으로 감소한 지역은 7개 지역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35개 대도시 지역 중 28개 지역에서 전년도보다 매물이 증가했음을 나타내고 있다. 매물이 늘어나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주택시장 열기가 뜨거웠던 일부 서부지역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1월 매물 증가율이 연간기준으로 북가주 샌호세는 42.9%(전년 대비 904채 증가), 시애틀 36.9%(전년 대비 3324채 증가), 샌디에이고 31.9%(전년 대비 2450채 증가), LA 29.1%(전년 대비 6682채 증가), 샌프란시스코 25%(전년 대비 1556채 증가)를 기록했다.
최근 이 같이 매물이 급증하는 이유는 이 지역 주택가격이 이제는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LA와 샌호세의 1월 매물 수는 최고치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10%도 되지 않는다. 샌프란시스코는 그 격차가 2.3%에 불과하다.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바이어 입장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오르면서 매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면서 내집마련의 꿈이 갈수록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2018년 하반기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바이어들은 숲 속에 숨어 여전히 나오기를 꺼리면서도 먼 지평선 너머 한 줄기 빛이 솟아오르는 모습에 다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미한 수준으로 매물이 늘면서 거의 1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주택가격이 비싼 시장일수록 매물 증가 폭은 더욱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