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모기지 이자율 등 채무비용 부담 급증 불가피
■ 증시는 일제히 올라…“예상된 수순, 물가안정 기대”
연준 기준금리 ‘자이언트 스텝’ 급격 인상 충격파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약 30년 만에 최대폭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거시 경제는 물론 가계에도 큰 변화가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대로
인플레이션을 잡는다 해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키우는 만큼 글로벌 경제 타격은
피할 수 없고 각종 대출 비용이 상승해 법인은 물론 개인 입장에서도
부동산 구입은 물론 채무를 받아 투자와 사업을 하는 것도 더욱 어렵게 됐다.
■경기침체 우려 상승
이번 연준 결정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지나치게 빠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를 올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푼 돈을 회수하는 것으로 투자와 소비 등 모든 경제 활동을 축소시킨다.
치솟은 물가를 잡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데 자칫하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실제 연준은 15일 0.75% 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 계획을 밝히면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월의 2.8% 보다 1.1% 포인트 낮춘
1.7%로 하향 조정했다. 인플레이션 문제 해소를 위한 경제 피해는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다.
기준 금리의 신속한 인상이 인플레이션 축소로 이어질지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주범은 국제유가인데
이는 금융당국의 결정과 무관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정치적 갈등으로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와 관련해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양한 사건들이
큰 도전들을 만들어 냈다”며 “그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밝혔다.
■ “빚부터 갚아라”
연준 긴축이 서민 경제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은 모든 채무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크레딧카드 이자율은 물론이고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대출, 개인 사업을 위한 SBA론 금리도 올라가게 된다.
실제 모기지 전문매체 모기지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연준 자이언트 스텝을 앞두고 이미 30년 모기지 평균 이자율은 6.28%로
치솟았다. 예비 주택 구매자 입장에서는 구입 후 매달 은행에 상환해야 하는
비용이 커지는 만큼 경제적으로 힘들어 질 수 있다. 이외에도 비지니스와
투자를 이유로 변동 금리로 다양한 대출을 받았다면 향후
이자율 급등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한인들 입장에서는 채무를 먼저 상환하고 실물 경제의
변화 추이를 살필 필요가 있다. 금융컨설팅업체 랜딩트리의 맷 슐츠 신용분석가는
“지금은 이자율이 높은 신용카드 부채부터 먼저 처리해야 할 때”라며
“다른 상품의 금리도 올라갈 수 있는 만큼 뚜렷한 이유가 없다면 현 시점에서
채무를 늘리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택 구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바이어라면 모기지 금리가 더 올라가기 전에 집을 살지
금리의 추가 인상이 불러올 전체 부동산 시장의 가격 조정을 기다릴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
■증시는 안도 랠리
이날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에도 15일 뉴욕증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도 랠리’를 펼쳤다. 28년 만의 최대폭 금리인상을
이미 각오한 주요국 증시가 반등장을 연출한 반면, 수요 침체 우려가 제기된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특히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다음 7월 FOMC 회의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도 “이런 규모의 움직임은
흔한 조치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직후 주요 지수가
일제히 오름폭을 키웠다.
연준이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러한 공격적인 조치가
오히려 물가 안정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에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CNBC방송은 분석했다.
알리안츠 투자운용의 찰리 리플리 부사장은 CNBC에 “오늘의 발표는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잠재적 여파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더 공격적으로 싸우겠다는 연준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이러한
공격적인 인상이 당분간 시장을 달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운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20615/1419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