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회 발언 이어 필라델피아·시카고 연은 총재도 가능성 시사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을 공개 인정하고 나섰다.
그동안 경기 연착륙 희망에 무게를 싣던 연준 고위인사들이 22일 공개 발언에서
일제히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경기침체와 관련해
“그것은 확실히 하나의 가능성”이라면서 경기침체를 일으킬 의도는 없지만
“그 가능성이 존재하며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그동안 파월 의장이 완전한 연착륙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소 부드러운 착륙(softish landing)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경기침체에
선을 긋던 것과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월가에서는 이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경기침체 확률이
높아졌다는 관측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미 통화정책 수장인 파월 의장이
공개적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한 만큼 시장에 주는 무게감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연준 고위인사들도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두어 번 더
마이너스 (성장을 찍는) 분기를 갖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시장에서는 2개 분기 이상의 마이너스 성장을 경기침체로 정의한다.
비록 하커 총재는 강력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마이너스 성장이
거듭되더라도 자신은 이를 경기침체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통념상 경기침체의 정의가 충족될 가능성만큼은 인정한 셈이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이날 한 행사에서 “우리가 어마어마한
정확성으로 이런 일을 미세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실 우리는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렇다고 연준이 경기침체 확률을 낮추기 위해 당장 통화긴축을
쉬어가려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
‘인플레이션 파이팅’이 지상과제인 만큼 오히려 6월과 마찬가지로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확률이 높지는 않을 것으로
단언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을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에번스 총재는 “통화적 완화를 빨리 제거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하커 총재는 “난 50에서
75bp(1bp=0.01%포인트) 사이”라며 최소 빅스텝(0.5%포인트 금리인상) 이상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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