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에 이어 덴마크도 ‘빅스텝’…미국·한국·캐나다 등도 공격적 인상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기준금리를 평소 인상 폭의 2배 이상으로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이 인플레이션 시대 각국 중앙은행의 기본 지침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21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덴마크 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덴마크 기준금리는 종전 -0.6%에서 -0.1%로 인상됐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 대신 유로화에 대한 자국 크로네화의 고정환율 유지를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정기 회의를 개최하지 않고 수시로 기준금리를 조정한다.
시장에선 ECB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면
덴마크의 기준금리도 마이너스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덴마크는 10년 전 세계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국가다.
현재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한 곳은 덴마크를 포함해 일본(-0.1%),
스위스(-0.25%) 등 3개국에 불과하다.
덴마크의 이번 인상으로 세계 최저 기준금리 국가 타이틀은 스위스가 되찾게 됐다.
스위스는 정책금리가 2015년 이래 -0.75%로 세계 최저였으나
지난달 정책금리를 0.5%포인트 ‘깜짝’ 인상해 그 타이틀을 덴마크에 내줬다.
이에 앞서 이날 ECB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다.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의 첫 인상이고, 빅스텝은 2000년 이후 22년 만의 일이다.
기준금리의 일종인 예금금리는 이로써 기존 -0.5%에서 0%로 올라 8년여 만에
마이너스 상태를 탈피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빅스텝의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바람직하지 않게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다
한동안 물가목표치 이상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8.6% 뛰어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개시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ECB는 이날 성명에서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정상화가
적절할 것이라고 밝혀 추가 인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를 계기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빅스텝 이상을 밟는 경우가 잦아졌다.
일단 연준은 5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데 이어 6월에 0.75%포인트나
인상하는 초강수를 뒀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 폭은
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도 높은 9.1%를 기록했다. 상승률이 전달 8.6%에서 오히려 더 커졌다.
이에 따라 연준은 다음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0.75%포인트 혹은
1%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BoC)은 지난 13일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이날 1%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또한 한국(+0.5%포인트), 호주(+0.5%포인트),
뉴질랜드(+0.5%포인트) 등도 최근 들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단,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만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종전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해 세계적인 금리 인상 추세와 다른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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