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집값이 내년에는 금융시장 환경에 따라
춤을 출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긴축 속도 조절을
하더라고 기준 금리는 장기간 높은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부동산 시장에 악재 요인이다. 다만 경기 침체 우려에 연준의
금리 피봇(방향 전환)이 빨라지면 집값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국책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금융시장의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이자율은 6.58%를 기록했다. 이는 11월 중순 7% 달하던
상황에서 소폭 하락한 것이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두 배 가량 높다.
올해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과 맞물려 역대급 상승세를 보였다.
주목할 점은 내년에도 높은 모기지 이자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을 밟은
연준은 다가오는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빅스텝’(0.5% 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으로 속도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기준 금리는 최대 4.5%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모기지 이자율은 연준 결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 금리가 오르면
함께 상방 압력을 받는다.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연준이 높은 기준 금리를 유지하면 모기지
금리는 내년에도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한
투자자문사 퍼스트 아메리칸의 마크 플레밍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은 연준의 금리 변화에 달려 있다”며 “연준이 내년에도 기준 금리를
계속 올린다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2023년 여름에 8%에
달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올라가면 부동산 시장 수요는 하락한다.
당장 남가주 집값도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내년에는
살 사람이 없어서 더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한
마이크 프라탄토니 모기지은행가협회(MBA) 부사장은 “주택 구매자에게
유리한 시장이 오고 있다”며 “입찰 전쟁이 사라지고 판매를 기다리는
물량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침체 향방은 연준의 정책 결정 방향을 바꾸고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 연준의 고금리가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황폐화시킨다고 판단될 경우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경기 침체가 어떤 시점에 닥칠지 예측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 연준의 피봇이 언제 나타날지도 미리 계산하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적어도 내년에는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월가의 골드만삭스는 내년 부동산 시장이 약 1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고,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2023년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미국 주택 가격이
15%에서 20% 정도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운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21204/14434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