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미국의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3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14만5천 개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달 증가폭은 2월(26만1천 개)보다 10만 개 이상 줄어들어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1만 개)를 크게 밑돌았다.
레저·접객업에서 9만8천 개의 일자리가 늘어난 반면 금융업(-5만1천 개),
전문사무서비스업(-4만6천 개), 제조업(-3만 개) 등에서는 오히려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여파가 과열 양상이었던 노동 수요를 식힌 결과로 분석된다.
여기에 3월 초부터 불거진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등 중소 지역은행들의 연쇄
위기도 노동시장에 타격을 가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용 경색의 여파로
기업들이 고용 계획을 축소했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의 3월 일자리 데이터는 경제가 느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많은 신호 중 하나”라며 “고용주들이 지난 1년간의 강력한 고용과
급여로부터 물러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임금 상승세도 다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들의 임금은 전년 동월보다 6.9% 증가해 1년여 만에
최소폭 상승했고, 직장을 옮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도 14.2%로 역시 작년 1월
이후 가장 적었다. 전날 발표된 미국 기업들의 2월 구인 건수가 2021년 5월 이후
21개월 만에 1천만 건 미만으로 내려가는 등 최근 미국에서는 노동 수요가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노동부는 오는 7일 일자리 증가폭과
실업률 등을 담은 2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다우존스 설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노동부의 2월 공식 일자리 증가폭을 23만8천
개로, 실업률은 3.6% 유지를 각각 전망했다.
<연합뉴스>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30405/146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