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에 지난 4월 발효된 맨션세(mansion tax)에 대한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
고가 주택 소유주들이 쪼개기 매각 등 세금 회피 방안을 강구하면서 목표보다
훨씬 적은 세수가 거두어진 가운데 법정 소송과 관련 주민 투표가 예정돼 있어
법안 자체가 폐지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30일 LA타임스(LAT)에 따르면
맨션세 부과 발의안(ULA) 발효 이후 관련해 당국이 거둔 세수가 예상보다 크게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속도를 고려하면 연간 약 1억5,000만달러가
예상되는데 이는 해당 법안을 카렌 베스 LA 시장이 초기 추진했던 당시 연간
목표액이 9억달러였음을 고려하면 매우 부진한 금액이다.
지난해 11월 주민 찬반 투표로 통과된 맨션세는 LA 지역 500~1,000만달러 사이 부동산
거래에는 4%, 1,000만달러 이상에는 5.5%의 추가 양도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이다.
즉 500만달러짜리 부동산을 매각하면 세금이 20만달러이며 1,000만달러라면 55만달러를
맨션 세금으로 내야 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부진하면서 거두어지는 세금이
줄어든 것이다.
맨션세 세수 부진에는 부동산 시장 부진보다 더 큰 이유도 있다. 거액의 부동산을 소유한
부자들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LAT에 따르면 맨션세에
적용이 되는 부동산 거래가 첫 달인 지난 4월 단 두 건 뿐이었을 정도로 부진했다.
이는 부동산 소유주들이 세금 회피를 위해 예정돼 있던 부동산 거래를 미루고 렌트로 돌리거나
회계사 및 세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부동산의 지분을 쪼개 소액으로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500만달러의 부동산을 통으로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50%의 소유권을 절반 가격에
매각하는 식이다. 이 경우 맨션세 납부를 피해갈 수 있다. 세수 효과 부진에 더해 맨션세 법안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먼저 현재 관련 법안이 무효라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부동산 전문매체 더리얼딜에 따르면 남가주 비영리 하우징 협회가 제기한 해당 소송은 고등법원에서
바바라 쉐퍼 판사가 담당할 예정이다. 최근 이해 상충 문제로 판사가 교체되는 등 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인 것이다. 남가주 비영리 하우징 협회는 맨션세가 부동산 공급
부족을 불러오는 등 전체 시장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내년 선거에 납세자 보호
및 정부 책임법이라고 불리는 법안을 투표해 맨션세 자체를 폐기하도록 하는 방안도 진행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새로운 지방 특별세 입안시 유권자 3분의 2 이상 승인을 요구하도록 한다. 그런데 작년
11월 통과된 맨션세 법안은 57% 찬성을 받았기 때문에 이후 ULA 폐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더 리얼 딜에 따르면 한 부동산 업체가 주도한 맨션세 무효화 발의안은 내년 선거에서 주민
찬반투표에 상정하기 위해 필요한 100만건 이상의 서명수를 확보했다.
<이경운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30830/1479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