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세제 혜택 등을
담은 법안 추진에 나선다. 생애 첫 주택에 대한 구매와 판매에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해
매물 부족 여파에 따른 주택 시장 침체를 해소하는 한편 임대 주택 건설 촉진을 위한 예산
지원에 숨겨진 렌트 수수료 근절 등 심각한 주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일 국정연설을 통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주거비 경감 대책을 발표해 향후 법제화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주거 환경 개선책의 핵심은 세제 혜택을 부여해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는 데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연간 5,000달러씩 2년
동안 세금 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 추진을 제안했다. 5,000달러씩 2년 동안 세금 공제를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2년 동안 1.5%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백악관 측의 설명이다. 생애 첫 주택을 매물로 내놓는 판매자도 세제 혜택의 대상이 된다.
매물을 거주 지역의 판매 중간 가격 이하로 판매할 경우 1년간 최대 1만달러의 세금 공제
혜택을 주는 법안이 추진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생애 첫 주택에 대한 매매에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매물이
부족해 침체된 주택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에서 나온 것이다. 주택 소유주
대부분이 2~3%대의 낮은 모기지로 주택 구매를 해 2배 이상 급등한 현 시점에서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주택을 구입하는 일이 어려워지자 매물 급감에 주택 매매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제 혜택을 통해 주택 매물을 늘려 침체된 주택 거래를 다시 되살리겠다
게 바이든 행정부의 해법인 셈이다. 치솟는 렌트비로 중·저소득층의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들도
실시된다. 저렴한 렌트비의 다세대 주택으로 리모델링하는 소유주에게 세금 공제 혜택을 주고
신규 아파트 건설에 200억달러의 예산도 투입된다. 이를 통해 120만 유닛의 임대 주거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주택 매매와 렌트 계약시 부과되고 있는 수수료 관행에도 칼을 댄다. 주택 구매나 재융자 시
클로징 비용 부과와 관련해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경쟁제한 여부 조사에 착수했으며,
연방거래위원회(FTC)도 지난해 가을부터 각종 ‘정크 피’(숨겨진 수수료) 부과 관행 척결
조치의 일환으로 렌트 계약시 부과되는 수수료 폐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주택 거래 활성화 대책이 현실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법안 통과를 위해선 연방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대선을 앞두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법안이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라는 게 WP의 지적이다.
일부 주택 부동산 전문가들은 생애 첫 주택 매매에 세금 공제 혜택을 부과하게 되면 주택 수요를
불러 일으켜 매물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지면서 주택 가격이 더 오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정책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주택 건설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상욱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40310/1505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