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반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고위인사들이 잇따라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매우 단시일 내에
통화정책을 조정할 명확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변동성이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연준 목표인 2%로 복귀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팬데믹 시작 이후 그래왔듯 전망은
불확실하며 계속해서 경제지표에 의존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최근의 지표를 보면 당초 예상보다 금리 인하 시작에 앞서
인플레이션의 하락 추세에 대해 더 큰 확신을 얻는 데 더 긴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노동시장 덕분에 금리 인하의 시급성이 줄어들었다면서도,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 데는 기저효과 영향이 있는 만큼 지나치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콜린스 총재는 ‘올해 후반’, 윌리엄스 총재는 ‘궁극적으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봤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최근의 경제지표를 보면
경제 전반의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확신이 커지지 않았다고 이날 말했다. 앞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4일 “인플레이션이 계속 횡보하면 금리 인하가 정말 필요한지 의문이
들 것”이라면서 연내 금리 동결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5일 발표된 미국의 3월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20만건)을 크게 넘어서며 전월 대비 30만3천건
증가한 가운데, 전날 나온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이는 3회 연속
시장 전망치를 웃돈 것이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당초 기대했던 6월 대신 7월이나 9월에 첫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으며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기대도 0.25%포인트씩 3차례에서 1∼2차례로 줄어드는 분위기다.
다만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미 CN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이
연말까지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까지는 연준 인하 방향으로 어떠한
조처를 할 위치에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서두르기보다는 지표를 근거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전 세계 자금이 미국으로 몰려들어 나머지 국가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좋은 소식이 아니라고 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향후 유가 상승이 제한적이고 임금
인플레이션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면서,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인플레이션이 몇 달 안에
진정되고 올해 CPI 상승률이 2.4%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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