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미 금리인하 폭 전망 이례적 ‘초박빙’…고용·물가 불확실성 탓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 폭을 두고 전망이

이례적인 수준으로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통상적인 보폭(0.25%포인트)

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 처음부터 ‘빅컷'(0.5%포인트)을 단행할지를 두고 결과 발표가 임박한

시점까지도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CNBC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대개 예측할 수 있지만 이번엔 흔치 않게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지난주 후반만 해도 금융시장에선 0.25%포인트를 유력하게 봤지만 전 연준 인사 발언 등의 영향으로

금요일인 13일에 0.5%포인트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FOMC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선 0.5%포인트 인하 기대가

65%에 달하고 0.25%포인트 인하는 35%에 그친다. 1주 전 상황과는 정반대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서 이번 연준 금리 결정과 관련된 상품의 거래량이 기록적 수준으로

늘었으며, 대부분이 0.5%포인트 인하를 노리고 있다. 금리 인하 폭 확대 기대로 최근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3.52%로 내려가며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 전문가인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빅컷 전망 대열에 합류했으며 연내 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건들락 CEO는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자산관리 관련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연준이 긴축 정책을 너무 오래 유지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를 가늠하는 ‘삼 법칙'(Sahm’s rule)을 만든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도

고용시장 약세를 언급하며 0.5%포인트 인하에 의견을 보탰다. 하지만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는

점진적 금리인하 전망이 우세했다. CNBC가 펀드 매니저 등 2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4%가 0.25%포인트를 예상했다. 또 이들은 미 경제에 관해 대체로 낙관적이었으며, 이달

금리 인하가 연착륙을 유도하기엔 늦었다는 답은 15%뿐이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잔디는 “지금 금리가 너무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0.5%포인트 인하를

바라지만 연준은 0.25%포인트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제프리스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톰 사이먼즈는 “확실하지 않다면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켓워치의 브렛 아렌즈 칼럼니스트는 기고문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진보 성향

의원들이 제롬 파월 의장에게 0.75%포인트 인하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는데 지금 경제

상황에선 금리를 0.25%포인트 넘게 인하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들의 의견은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단기 금리를 덜 내릴수록 장기 금리가 하락할 것이고, 그로 인해 정치인들이

중시하는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지표가 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 탓에 금융시장은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8월 고용 보고서에서 혼재된 결과가

나왔고 8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1% 늘어나며 예상치(-0.2%)를 웃돌았다. 산업생산도

전월 대비 증가율이 0.8%로 예상치(0.2%)보다 높았다.

 

윌리엄 잉글리시 전 연준 선임 고문은 “이번 회의의 핵심 이슈는 위험의 균형감각”이라며

박빙이라는 점은 선택에 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파월 의장이 합리적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과 고용을 물가보다 걱정하면 더 큰 폭의 인하로 보험을 들어둘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나아지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면 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 주 전엔 0.25%포인트 인하가 적절하다고 봤지만, 최근 고용 지표

하락세를 보면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역임한 로버트

카플란 골드만삭스 부회장은 “연준 인사들이 후회를 덜 하게 될 실수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면 이번에 0.5%포인트 인하가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금리가 아직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번에 큰 폭으로 낮춰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지만 만약

이번에 조금 내렸는데 고용시장이 빠르게 악화하면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이라고 불리는 닉 티미라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는 “중앙은행은

일반적으로 0.25%포인트 단위로 조정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이번에는 복잡하다”며 “이번 금리

인하 폭은 파월 의장이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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