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 콘도는 NO”…‘블랙리스트’ 주의보

연방 국책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기관인 패니매가 콘도와 공동 주거용 건물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모기지 대출을 금지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줄 모르고 주택 매매에 나섰다가 매매 계약이 깨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블랙리스트의 작성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부동산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17일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패니매가 콘도와 공동 주거용 건물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서 이를 구입하려는 구매자에게 모기지 대출을 금지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패니매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운영하게 된 것은 지난 2021년7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에서 12층 아파트 건물의 붕괴 사고 때문이다. 이 사고로

98명이 목숨을 잃었고 150여명이 실종됐으며, 재산 피해만 10억달러에 달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패니매는 콘도 등 공동 주거용 건물에 대한 모기지 대출 제한 가이드라인을

새롭게 만들었다. 건물 관리와 정비가 미흡하거나 건물 구조 안전 문제가 대두되거나 관리업체의

빈약한 재정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콘도 등 공동 주거용 건물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매체는 패니매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콘도와 공동 주거용 건물 수는 작은 규모지만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프사이드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16개월 동안 패니매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콘도와 공동 주거용 건물은 전국적으로 1,400여동이다. 이중 60여동은 남가주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전역에 콘도와 공동 주거용 건물 단지가 13민2,000개에서 15만7,000개이고 이중 캘리포니아주에만

1만8,500단지인 것을 감안하면 패니매 블랙리스트 규모는 크지 않은 편이다. 문제는 블랙리스트의

기준과 대상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패니매는 모기지 대출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

명단을 모기지 금융기관과 대출업체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블랙리스트에 오른 콘도와 공동 주거용 건물을 구매하려는 구입자가 모기지 대출

신청 과정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사실을 알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모기지 대출을 받지

못하게 되면 구매자는 현금 구매 아니면 더 높은 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매매 계약이

깨지게 되면서 소유주는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해 보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연방주택관리청(FHA)도 유사한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지만 일반 공개를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동산 업계는 패니매 블랙리스트에 대해 작정 기준과 명단 공개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MBA)와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패니매에게 블랙리스트 적용을

즉각 중단하고 대상 선정 기준과 함께 명단을 공개해 투명한 관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패니매는 “대출기관과 대출자를 보호하려는 게 주 목적이며 대상도 전체 중

1%에 불과하다”며 “충분한 소명 자료를 제출하면 검토 후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제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남상욱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30418/1461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