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11일 글로벌
경제가 하방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낙관론을 폈다. 일부 은행 붕괴에도 미국 은행 시스템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입장도 반복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의
춘계 총회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부정론과 관련해 과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난 전망이 꽤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경제가 많은 이들이 지난가을에 예측한 것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자신이 말했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그 기본적인 그림은 대체로 변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 “식품 및 에너지 같은 상품 가격이 안정되고 있고 공급망 압박이 지속 완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성장 전망은 가을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세이고 실업률은 역사상 최저에 가깝다”고도 했다. 이어 미국 은행 시스템의 불안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나는 현 단계에서 신용 경색을 암시하는 증거를
실제로 보지 못했다”며 “우리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강력하고 탄력적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또 “미 은행 시스템은 견고한 자본과 유동성이 있고, 미 경제는 견고한 일자리 창출, 인플레이션의
점차적 하락, 강력한 소비지출로 잘 실행되고 있다”며 “세계 금융시스템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개혁 조치로 탄력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비록 그럴 위험성이 있더라도
난 경기침체를 예측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전히 (경기의) 하방 위험을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보다 0.1%포인트
낮은 2.8%로 예측하는 등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에 일정 부분 초점을 맞춘 보고서를 내놓은
데 대한 반박 성격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옐런 장관은 빈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채 탕감
노력도 강조했다. 그는 “과도한 부채는 많은 국가에 있어선 여전히 상당한 경제적 역풍”이라며
채무불이행 압박에 처한 잠비아와 가나를 거론하면서 “저소득국의 절반 이상이 어려움에 처해
있어 글로벌 경제에 연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부도 사태에 빠진 스리랑카가 최근 중국과의 채무 재조정에 합의한 사실을 언급한 뒤
“중국 등 모든 채권국이 약속을 이행하고 계속해서 조치를 촉구해나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저소득 국가를 위한 ‘공동 프레임워크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WB의 개혁과 관련해서도 “우리가 WB에 대한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는 데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빈곤 퇴치와 공동 번영에 대한 지속적인 진전은 우리 모두 직면한 글로벌
도전에 대한 탄력성 구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린 WB의 임무를 새롭게 하고
있다”며 “운영 모델 개선을 위한 초기 조처를 하고 있고, 향후 10년간 500억 달러의 추가
대출을 위해 재정을 책임감 있게 확장하고 있다. 이번주 중요한 개혁에 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방문 추진과 관련해 그는 “나는 여전히 중국에 가길 희망하며 적절한 시기에 가길
바란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열린 대화 채널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방문 추진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옐런
장관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이 중국 초청으로 방중하는 방안을 중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oneybee@yna.co.kr
https://www.koreatowndaily.com/articles/20230412035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