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고 싶어도 살 만한 집들이 없어 답답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한인 송모씨의 말이다. 아이들이 취학하기 전에 주택
구입을 위해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집을 보고 다닌 지 1년이 되어 가고 있다.
80~100만달러대의 주택 구입을 찾고 있는 송씨는 “매물이 있다고 해서 가
보면 너무 낡아 사지 못했고 아니면 너무 비싼 가격에 나온 것이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남가주의 3월 주택 판매량이 36년 이래 역대 2번째로 큰 하락폭을 기록하면서
주택 가격도 끌어 내려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25일 부동산 정보 분석업체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3월 남가주에서 판매된 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은
70만5,000달러로 전년 대비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6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봄 시즌의 판매 중간 가격과 비교하면 7%나 떨어진 가격이다.
하락세를 보인 것은 가격뿐 아니라 판매량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남가주에서 판매된
주택 수는 1만5,307채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37.5%나 급감했다. 3월 판매량만 놓고
보면 36년 이래 2번째로 큰 폭의 하락세다. 침체 국면이라 불릴 만한 남가주 주택
시장의 하락세에는 매물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코어로직에
따르면 지난 8개월 동안 남가주에서 주택 매물은 41%나 감소했다.
매물 부족 현상을 지속시키는 데는 높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주택 소유주들 대부분이 30년 고정 모기지를 기준으로 3%대 낮은
모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6% 중반대의 모기지 금리로 새 주택으로 말을
갈아타는 일을 꺼리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남가주 주택 시장에선 중저가 주택 판매
시장과 고가 주택 판매 시장으로 양분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고금리를 감안해 중저가
주택에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구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파이오니아부동산의 스티븐 김 대표는 “시장을 관망하는 주택 소유주와 구매 예정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을 침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고금리가 운전대를 잡은
격으로 매물 부족이 최대 현안이지만 모기지 금리가 5%대로 떨어지기 전까지 반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남상욱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30425/1462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