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할지
주목된다. 연준은 3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 인상 폭 등을 발표하고, 뒤이어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해 3월 0.25%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금리 상단을 5.0%까지 끌어올렸고, 이제 10회 연속 금리 인상을 통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인 금리 상단이 5.2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일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85.2%)이 동결 견해(14.8%)를 크게 앞서고 있다.
선물 시장에서는 이후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며, 9월에 금리 상단이
5.0%(41.1%)나 그 이하(15.1%)에 머무는 등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과반에
이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1970년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대처 과정에서
보였던 정책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원한다면서도, 연준이 이번에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보낼지가 논의 대상이라고 전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끝내겠다는 명시적인 신호를
보낼 경우 물가 안정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약해졌다는 시장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UBS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너선 핑글은 연준이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보내면서도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인상을 재개할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또 파월 의장이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상 과정에서 FOMC 위원들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합의를 끌어내 왔지만, 금리 인상 종료가 가까워짐에 따라 이러한 합의를 유지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였던 지난해와 달리, 최근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인 가운데 은행권 불안, 신용 경색, 경기 침체,
미 연방정부의 부채한도에 대한 우려 등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최근의 은행권 불안에 따른 대출 감소는 연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게 이코노미스트들의 판단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윌콕스는 “연준이 이번 금리 인상 후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돌려놓기 위해 할
만큼 했다고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준 성명서에 정책 경로와 은행 시스템, 노동시장을
어떻게 특징지을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봤다.
블룸버그는 또 지난달 21∼26일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7%가 미국의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계속할지를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 위원 18명 중 7명이 지난 3월 5.25% 도달 이후 최소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이번 달 FOMC 회의 이후 내놓을 ‘포워드 가이던스’
(사전 안내)를 두고 연준 내에서 논쟁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앤 스웡크는 “이번에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이라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가까워지고 있다. 금리 인상에 대한 반발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시장 투자자들도 관망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주 연준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다수 국가가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ECB는 4일 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금리를 0.25∼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되며, 호주(2일)와
브라질(3일)은 각각 동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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