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3개월간 열 차례에 걸쳐 쉴 새 없이 달려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 금리 인상 행진이 이제 마무리될 수 있을까. 13~14일로 예정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이 유력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인상 종료가
아닌 건너뛰기(skip)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 과열과 인플레이션 개선 속도가
여전히 더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6월 FOMC의 금리 동결은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둔 ‘매파적 동결(hawkish skip)’일 것”
이라고 표현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19일 연준이 주최한 행사에서 사실상 6월 금리 동결 의사를 밝혔다.
파월 의장은 당시 “은행 혼란 이전에 필요했던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어졌다”거나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볼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연준 내 지도부를 구성하는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후 6월 금리 유지를 지지했다. 이에 10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서 6월 금리 동결 확률은 70.1%로 금리 인상 확률(29.9%)을
2배 이상 앞선다. 관건은 7월 이후다. 시장은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
인상될 확률을 69.9%로 보고 있다. 이번에는 인상 확률이 동결 가능성(30.1%)을 2배 이상 상회한다.
이는 긴축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5월 FOMC 이후 발표된 4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5.5%로 연준의 목표치(2%)를 세 배 가까이 웃돌고 있다.
1월(5.6%) 이후 개선세가 거의 없다. 고용 시장 과열도 여전하다. 5월 고용 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5월에 33만9,000개로 석 달 연속 증가세다. 파월 의장이 보는 적정 월간 신규 일자리
수는 10만 개 이하다. 제이 브라이슨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강한 경제를 고려하면 6월 회의에서
금리를 그대로 두는 대신 7월에 또 다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결정이 가장 유력하다고 본다” 며
“이 방법은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는 위원들과 정책 지연 효과를 고려해 기다려야 한다고 믿는
위원들 사이의 타협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또 다른 관건은 그렇다면 연준이 최종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제시하느냐다. 최근 들어
6%까지 갈 수 있다는 예상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공개한 42명의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7%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5.5~6.0%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보다 최대 0.75%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0.25%포인트씩, 앞으로 2~3차례 더 올릴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해당 설문 조사는 이달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됐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은행권의 신용 경색이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경우에 따라 6%까지 가야 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전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은 어렵고 이미 5월을 끝으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노무라증권의 이코노미스트팀은 “6월 FOMC에서는 추가 인상 신호를 보내는 매파적 중단이
예상된다” 면서도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용 과열의 완화, 대출 감소 등으로 인상 재개는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거시 전략가인 사이먼 화이트는 “연준이 한번 멈춘 후 다시
긴축하는 것은 드문 일” 이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30611/1468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