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시에서 500만달러 이상 고가 부동산 거래에 추가 양도세를 부과하는 일명
‘맨션세’(mansion tax) 시행으로 고가 부동산 거래가 끊기면서 찬바람이 불고 있다.
맨션세 부과에 대한 헌법 소원이 제기된 가운데 고가 부동산 소유주들은 법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고가 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거래 중단 사태가 한동안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LA 타임스(LAT)는 지난달부터 LA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추가 양도세 부과
발의안(ULA)으로 LA 지역의 고가 부동산 시장이 사실상 거래가 중단될 정도로
급격하게 얼어 붙고 있다고 보도했다. LAT에 따르면 LA의 고가 부동산 시장은
맨션세가 부과되는 ULA 시행을 중심으로 전과 후, 낮과 밤으로 나뉠 정도로 법
시행에 따른 후폭풍이 컸다. ULA는 500만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과 상가, 아파트
등 상업용 부동산을 판매할 때 4~5.5%의 추가 양도세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부동산 매매 가격이 5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 미만이면 4%, 1,000만달러
이상이면 최대 5.5%의 추가 양도세율이 적용돼 규모가 큰 부동산 매매시 세금 폭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4월1일 기점으로 LA 고가 부동산이 전과 후로 나뉘는 양상은 거래량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LAT에 따르면 법 시행 이전인 지난 3월에 판매
계약이 완료된 500만달러 이상 고가 주택과 콘도 수는 모두 126채인데 반해
법이 시행된 4월에 판매된 고가 부동산은 단 2채로 브렌트우드 지역에서
570만달러에 판매된 주택과 750만달러에 매매된 베니스 지역의 고가 주택이 전부다.
ULA가 실시되면서 LA시에서 고가 부동산 거래는 사실상 올스톱에 들어간 것이다.
이는 법 시행 이전인 지난 3월에 고가 주택들이 급매물로 시장에 나오면서 대폭적인
가격 할인은 물론이고 고급 차량을 끼워 팔거나 성공 보수를 내거는 판촉전까지
펼쳐질 만큼 판매 경쟁이 뜨거웠다. 고가 부동산 거래가 중단된 것은 고가 주택
소유주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면서부터다. 맨션세가 부과되면
부담해야 할 세금을 피하자는 전략이다. 여기에 ULA가 수정헌법을 위반했다는 헌법
소원 2건이 법원에 제기된 상태여서 법원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맨션세 실시로 고가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LA시 당국도 추가 양도세 부과에 따른 세수
목표도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LA 시는 당초 ULA가 주민투표에 부쳐진 지난해 11월
법이 시행되면 매년 9억달러의 세수를 올려 이를 주택 건설과 홈리스 문제 해결에
사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지난 3월 LA시의 2023~2024
회계연도 예산에선 6억7,200만달러의 세수 목표로 하향 조정됐고, 다시 4월에는
1억5,000만달러로 대폭 줄어들었다. 고가 주택 소유주들은 헌법 소원이 기각되더라도
일정 시점이 되면 고가 부동산을 나눠서 판매하는 일명 ‘쪼개 팔기’ 방식을 동원해 추가
양도세를 피할 것으로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LA시 당국은 추가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불법 판매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고가 부동산 불법 매매를 단속하는 전담 인력을 6명 추가 충원에 나서는가
하면 LA 시의회는 세수 사용과 법 시행 감시를 위해 15명으로 구성된 시민감시위원회 발족을
승인해 불법 엄단의 의지를 내비쳤다.
<남상욱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30508/1464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