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최종금리 5.1% 제시…단호한 파월 “내년에도 인하계획 없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질의 응답에

할애한 시간은 총 33분이다. 18명의 기자들로부터 쏟아진

질문에 그는 평균 1분 50초의 답변을 내놓았다.

11월 기자회견 당시 평균 3분가량을 들여 설명했던 것과

달리 이날 기자회견 답변은 짧고 명료했다.

마치 군더더기 없는 단 8분 간의 연설로 전 세계 시장을

긴장시켰던 8월 연례경제정책심포지엄(잭슨홀 미팅)

때를 떠올리게 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세계

금융시장을 향해 던진 메시지는 “2023년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는 것이었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시장에서 고조됐던

기조 전환(Pivot) 기대를 일축한 것이다.

 

강경한 통화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연준의 의지는 새로운 정책

전망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연준은 이날 기준 금리를 기존

3.75~4.0%에서 4.25~4.5%로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2007년 9월(4.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여기까지는 시장의 예상대로다.

하지만 함께 내놓은 12월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연준은 내년

말 기준 금리 전망 중위값으로 5.1%를 제시했다.

이는 9월 FOMC에서 내놓았던 4.6%보다 0.5%포인트 높아진

전망으로 시장이 예측했던 최종금리인 4.75~5.0%보다도 높다.

기준금리를 5.0~5.25%까지 올린 뒤 내년 내내 유지한다는 정책

전망을 통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매파 행보를 예고한 것이다.

내후년 금리 전망도 3.9%에서 4.1%로 높아졌고 2025년

역시 2.9%에서 3.1%로 전망치가 올라갔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기준금리를 많이 끌어올렸고 이에 따른

효과가 아직 다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현재 초점은 금리를

2% 인플레이션 목표로 되돌리는 데 있지 금리 인하에 있는

게 아니다”라며 “2023년 경제 전망에 금리 인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올려

오래 유지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함에 따라 경기 침체 가능성과

이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많은 고통이 있겠지만 금리를 충분히

올리지 않아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녹아들고, 그로 인해

궁극적으로 모든 경제 영역에 걸쳐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면

그것이 바로 최악의 고통”이라며 “이 경우 실업률이

오랜 기간 동안 더 높이 치솟게 된다”고 답했다.

 

연준이 보는 경제성장률 눈높이도 낮아졌다.

연준 위원들은 9월 전망 당시에서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0.2% 성장한 뒤 내년 1.2%, 2024년 1.7%, 2025년에 1.8%가

될 것으로 봤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전망(0.5%)을

높여 잡은 것을 제외하면 내년(0.5%)과 내후년(1.6%)

모두 성장률을 낮춰 잡았다. 내년 성장 전망 하락폭은 0.7%

포인트에 이른다. 파월 의장은 “침체가 올지, 얼마나 깊을지는 .

아무도 모른다”며 “연착륙도 달성이 불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전히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는 경제 상황)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프린시플애셋매니지먼트의 최고 전략가인 시마 사는

“연준은 경기 침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연준 인사들이 성장 둔화

리스크를 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에 대한 그들의 걱정은

겉으로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며 “그동안의 금리 인상과

앞으로의 계획을 고려하면 침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새로운 경제 전망이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플레이션 전망은 이전과 동일하고 성장 전망은 줄어드는 데

기준금리 목표는 오히려 높였기 때문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퀸즈칼리지 총장은 “이런 혼란스러운 전망은

(연준이 지난해) 인플레이션에 대해 잘못 예측하고 늦은

대응에 나선 결과”라며 비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이 공급망과 유가에서 임금으로 바뀐 만큼 연준의

보다 강한 대응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임금 상승 추세가 2%인플레이션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하려면 경제를 충분히 둔화시켜야 한다”고 연준을 옹호했다.

파월 의장도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빨리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의 긴축 추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흥록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21215/1445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