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부동산 셀러 ‘독박’ 중개 수수료 관행… 변화 불가피

지난달 31일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와 대형

주택 부동산 중개업체 2곳들이 주택 판매 중개 수수료를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하기 위해 담합한

협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지난 2019년 집단소송을 제기한 미주리주와 인접 지역의 주택 판매자

50만명에게 18억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순간 원고측 변호사들은 승리의 포옹을 하고

악수를 나누고 방청석을 꽉 채운 방청객들은 환호로 평결을 반겼다.

 

이번 연방법원의 판결로 주택 판매 가격에 일정 비율의 중개 수수료를 주택 판매자가 홀로 부담하는

현행 수수료 지급 관행에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미국 소비자연맹 스테판 브로벡 선임연구원은

“현재 수수료 부과 시스템에선 주택 판매자의 중개 수수료 부담이 과하고 주택 구매자는 수수료 협의를

할 수 없다 보니 주택 판매 관련 비용이 치솟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번 판결은 소비자의 위대한 승리”

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중개업계에 미친 파장은 컸다. 상고를 통해 법적 다툼을 천명한 NAR의 수장인

밥 골드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돌연 2일 사퇴를 발표하는가 하면 부동산 중개업체들은 향후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빠지고 말았다.

 

2일 월스트릿저널(WSJ)은 미주리주 연방법원의 판결로 주택 매매 시 에이전트의 중개 수수료의 산출

및  지급 방식에 전면적인 변화가 예상되면서 미국 부동산 중개업계가 생존 지속을 위해 구조조정의

기로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주리주 연방법원 판결의 핵심은 담합에 있다. 현행 중개 수수료

산정과 지급 방식에서 주택 판매자와 구매자가 철저히 배제되어 정당한 경쟁을 부당하게 막고 있다는

게 연방법원의 판단이다. 현행 주택 중개 수수료는 주택을 판매하는 판매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다.

주택 판매자는 판매 금액의 5~6%를 중개 수수료로 자신의 에이전트와 구매자의 에이전트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지금처럼 고금리에 매물 부족으로 주택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판매 가격의 5~6%의

중개료 부담은 판매자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주택 판매 전 과정을 통해 에이전트의

관리와 점검에 대한 보상이기는 하지만 온라인 검색을 통해 매물을 찾았음에도 중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은 너무하다는 비판이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주택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 중개 수수료를 놓고 협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 판매 가격의 일정 비율이 아닌 판매자와 구매자의 협의로 결정되다 보니 판매자

에이전트의 중개 수수료 선지급 관례도 불가능해진다.

 

또한 협의를 통해 구매자 에이전트의 수수료를 구매자가 부담할 수도 있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젊은층에게는 불리한 조건이다. 하지만 에이전트와 협의로 중개 수수료를 시급으로

계산해 지급할 수 있다. 특정한 요구 사항, 예를 들면 매물 집 둘러보기, 주택 하자보수 점검,

최종 계약서 검토처럼 에이전트 업무를 메뉴화해서 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도 나올 수 있다.

아니면 아예 중개 수수료를 경쟁 입찰해 에이전트를 정하게 될 수도 있다. WSJ에 따르면 주택

부동산 중개업체들 사이에서는 현행 중개 수수료 지급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위기감이 팽배하다. 미국 투자은행 KBW 라이언 토마셀로 주택 부동산 분석관은

“이번 판결로 매년 1,000억달러의 중개 수수료의 30%가 절감될 것”이라며 “전국 160만명의

에이전트 중 절반 정도가 업계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상욱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31105/1488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