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0.25% 단행

【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한 가운데 공화당이 이번 금리 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인 더힐이 보도했다.

이날 연준은 0~0.25%인 현행 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양적 완화와 함께 제로금리에 가까운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내렸다.

제닛 옐런 연준 의장은 1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확실히 회복됐다는 신호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아직 끝난 것은 아니지만, 미국 경제가 오랜 기간에 걸쳐 상당히 회복됐다”며 “위원회는 기준금리의 완만한 인상이 적절했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옐런 의장은 일정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상황을 지속해서 주시하며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문에는 옐런 의장을 비롯한 10명의 FOMC 위원 전원이 찬성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미 정계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특히 그동안 금리 인상을 꾸준히 주장해온 공화당 의원들은 금리 인상 시기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공화당 소속인 젭 헨서링(텍사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너무 늦었다”고 비판했다.

헨서링 위원장은 “초저금리를 유지한 것이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내지 못했다”며 “장기간의 저금리는 오히려 경기회복이 둔화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이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을 펼치고 정책 결정 과정이 조금 더 투명하게 운영됐다면 미국의 경제는 지금보다 좋아졌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들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비판적이었지만 이유는 조금 달랐다.

민주당 의원 상당수는 “많은 근로자가 여전히 낮은 임금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연준의 결정을 비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근로계층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소속의 젠 샤코브스키(일리노이) 하원의원도 “이 시기에 기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다”라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임금상승률이 낮았던 것을 인정하면서도 앞으로 미국 경제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