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0.25% 인상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경기부양을 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경기과열을 막으려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간 줄다리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연준이 해야 하는 일은 파티가 한창일 때 펀치볼(punch bowl, 파티 때 칵테일 음료를 담아 내는 큰 그릇)을 치우는 것”이라는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트럼프 통치기간 동안 연준은 역대 정부 때보다도 경기과열을 차단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은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은 현행 0.25~0.5%인 기준금리를 0.5~0.75%로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과연 연준이 내년 금리 인상을 얼마나 더 추가로 단행할 것이냐는 점이다. 향후 경제 예측은 광범위한 가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트럼프는 경제 예측의 토대가 될 만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게 거의 없다. NYT는 “트럼프의 승리 이후 가장 확실해 진 것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는 사실 뿐”이라고 평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금 시점에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 과열을 막고 앞으로 닥칠 경기 하강국면에 대비하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2018년 말까지 6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의 루이스 알렉산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일 큰 경기 자극이 있으면 연준은 금리 인상의 속도를 올릴 것이다. 과열된 경기를 그냥 굴러가게 놓아둘 수 없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스티븐 므누신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경제성장률을 3~4%로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연 4% 경제성장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세금감면과 규제 완화, 대규모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4%대로 끌어 올리는 일은 환상이라고 말한다. 미국의 경제는 장기간 침체를 겪어 왔다. 인구 노령화와 혁신의 부족 등이 장기 침체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쉽사리 바꿀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일부에서는 트럼프가 경기를 회복시키기는커녕 다시 침체로 밀어 넣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연준의 전망도 점점 우울한 기조로 바뀌고 있다. 미국은 지난 9월 연율 1.8%의 경제성장을 기록했다. 연준은 향후 3년 안에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2%를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2005년 이후 한번도 3% 성장률을 달성한 적이 없다.

지난 11월 미국의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으로 볼수 있는 4.6%로 떨어졌다. 그동안 연준 관리들은 의회에 재정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는 재정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이미 때를 놓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재정투자를 통한 경기 자극으로 연준은 금리를 신속하게 올릴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향후 경기 하강 국면이 닥쳤을 때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자극은 연방정부의 부채부담을 늘린다. 미 연방정부의 부채는 이미 기록적인 수준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앞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이들에 대한 정부의 연금 지출이 대거 늘어날 것이라면서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재닛 옐런 의장은 “미국의 부채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77%에 달하고 있다. 재정정책을 구하할 여지가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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