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성장률 1%대 하강 전망에 최대 버팀목 ‘소비’까지 흔들 침체 우려 증폭
[긴급진단]쓸만한 경기부양책 다 썼고 중산층 감세도 안갯속
무역전쟁 충격 본격화 고율관세 소비자 본격 부담
‘美경제 70%차지’소비 위기, 증시까지 급락 불안
미국 경제가 심상치 않다. 최근 JP모건은 미국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1.9%로 하강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동안 시장 컨센서스가 내년 2.5% 안팎 성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대 성장은 전망이지만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그동안 미국 경제가 세계 경제를 견인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경제 하강이 현실화하면 그 충격은 세계 경제 하강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미국 주가가 급락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미국 경기 하강을 예측하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미국 경제는 기업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소비가 지탱하고 있었다.
실제 미국 3분기 성장률이 3.5%(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나타난 가운데 소비지출이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4.0% 증가해 성장을 이끌었다. 낮은 실업률, 탄탄한 고용시장, 임금 상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등이 소비자들 지갑을 두둑하게 하고 소비심리를 자극했다. 반면 기업 투자는 1분기 11.5%, 2분기 8.7%에서 3분기에는 0.8% 증가로 크게 둔화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업 투자에 대해 “가팔랐던 연초에 비해 ‘완화됐다(has moderated)'”고 평가했을 정도다. 기업 투자가 이미 위축된 상황에서 내년에 소비마저 꺾인다면 미국 경제 하강 가속화는 불보듯 뻔하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왜 소비가 위축되는 것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약발이 다했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점 등이 거론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산층에 대한 감세 등을 추가로 실시할 방침을 밝혀왔다. 하지만 11·6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그동안 미국 경제 호조세의 원동력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감세정책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 약발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면 투자와 소비를 더 위축시켜 미국 경기 하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중국과 무역전쟁도 소비에 악재다.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측한 JP모건은 “무역정책은 지금까지 주요 변수가 아니었지만, 내년에는 관세가 성장에 상당한 저해 요인이 될 것”이라며 “중국 수입품에 25% 고율 관세가 매겨진다면 소비자들이 이를 부담하게 될 것이고 자연히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 하강에 대해 우려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뚜렷한 신호가 증시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