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20일 끝난 금리정책 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5.25~5.5%를 그대로 유지하게 됐지만
여전히 23년만의 최고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은 냉각됐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 보다는 높은
수준이어서 고금리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다. 이는 각종
대출 금리 인하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과 생활 경제의
미칠 영향과 파장을 짚어 본다.
■금리 인하 횟수와 시기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했던 만큼 시장의 관심은 이날 발표된 점도표에 모아졌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치를 각각 점으로 찍어 만든 표로, 중간값을 살펴보면 연준의 향후 금리
정책 방향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날 발표된 점도표의 중간값은 4.6%(4.5~4.75%)로 지금보다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내려간다는 의미다. 0.25%포인트씩 3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올해 나머지 FOMC가 5월, 6월, 7월, 9월, 11월, 12월 등 6차례 열리는
점을 감안해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6월 또는 9월부터 보는 견해로 나뉘고 있다.
■신용카드 대출
신용카드 대출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지난 몇 년에 걸쳐 치솟은 신용카드 대출 금리는 이번 동결에도 불구하고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연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용카드 대출 금리는 평균 22.75%다.
이는 2022년 연말 20.40%, 3월 16.17%를 상회하는 이자율이다. 이는 고금리 대출금을 최우선으로
변제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0% 이자율이나 낮은 금리로 대출 잔액을
옮기는 이른바 ‘말 갈아타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동차 대출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대출 금리도 높은 수준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내 자동차 대출 금리 하락이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 전문 웹사이트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신차에 대한 대출 평균 금리는 2월 현재 7.1%로 전월과 전년에 비해 소폭
상승에 그쳤다. 중고차 대출 금리는 이보다 더 높아 2월 평균 금리가 11.9%를 기록해 1년 전 11.3%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했다. 5년 만기 국채 금리 변동의 영향을 받는 자동차 대출 금리는 개인의 신용도,
구매 차종과 가격, 다운페이먼트와 대출 기간 등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정된다.
■모기지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 보다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의 경우 지난해 10월 평균 7.79%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 안정세를 유지해
지난 14일 기준으로 평균 6.74%까지 떨어졌다. 다만 2차 모기지인 홈 에쿼티 론과 홈 에쿼티 라인
오브 크레딧 대출은 기준금리에 직접 영향을 받는다. 13일 현재 8.66%와 8.98%의 평균 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학자금 대출
기존 연방 학자금 대출자의 금리는 고정 금리여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신규 대출자의 경우 고금리를 감수해야 한다. 학부생의 경우 지난해 7월1일 이후
대출금에 대한 금리는 5.5%로 전년 4.99% 보다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3년 전만해도
평균 3% 미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한편 고금리 상황에서 저축자들은 CD와
적금 등에서 높은 예금 이자 혜택을 누려왔지만 더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없는 ‘피크아웃’
상황이 확정되면서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예금과 적금 관련 이자율도 함께
떨어질 것이다.
<남상욱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40320/1507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