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美 경제석학 “글로벌 부동산 시장, 두어 해 걸쳐 10% 추가 하락”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17일(현지시간) 올해와 내년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상당한 침체를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고프 교수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를 계기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하고 대출 금리가 계속 올라 부동산 가격을 추가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같이 예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인

로고프 교수는 “주식과 주택은 금리의 추세에 맞춰 같이 움직이지만, 주식이 더욱

빠르게 움직인다”면서 “내 생각에 금리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주택 시장에서 많은 하향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부동산이 얼마나 하락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두어 해에 걸쳐 추가로 10%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러한 전망의 근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도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함에 따라 각국 주택 시장에 대한 압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이르면 하반기 중 금리인하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기대만큼 큰

폭의 인하는 없다는 것이 로고프 교수의 견해다. 그는 인터뷰에서 “결국 물가상승률은

(연준 목표치인) 2%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마 2.5%까지는 내려올 것이지만, 금리는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의 기준금리가 지금부터 꽤 오랫동안 3.5%를

유지하더라도 난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고프 교수의 인터뷰와 별도로 미국 뉴욕의

초고가 아파트 시장조차 올해 상당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의 부동산 중개인들과 애널리스트들이 월가 대형은행들의

보너스 축소, 높은 수준의 금리,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에

대해서도 당분간 반등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고가 주택 매매를 분석하는

올샨리얼티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에서 400만달러 이상 고가 아파트는 1천300여 건

(총 103억달러) 거래됐으나, 이 중 36%만이 하반기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결혼, 이혼 등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초고가 아파트 수요자들은

현재 시장에서 발을 뺀 상태라고 한 브로커는 WSJ에 밝혔다. 다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규제 완화에 따라 뉴욕 초고가 아파트 수요의 30%를 차지하는 아시아의 ‘큰손’들이

돌아올 경우 하반기에는 반등이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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