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재개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에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93.7%로 반영하고 있다. 50bp 인하(빅컷) 확률도
이날 새로 나왔다. 확률은 6.3%다. 빅컷 전망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달 2일 고용 지표가
대폭 하향 조정된 데 이어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이
아직까진 크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9월 빅컷을 언급하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9월부터 50bp
인하를 시작으로 일련의 금리 인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어떤 모델을 보더라도 아마도
150~175bp 낮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일 연준 인사들이 최근 수정 발표된 고용 지표를
알았다면 “6월과 7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연준이 지난달 30일
기준금리를 5차례 연속으로 4.25∼4.50%로 동결한 지 이틀 지난 시점에 미국 노동부는
5월과 6월의 고용 증가 인원을 기존 발표치에서 모두 25만8천명 하향 조정했다.
양호한 것으로 여겨지던 고용 사정이 이미 나빠졌을 것이라는 시장의 평가를 불러일으켰다.
12일 발표된 7월 CPI 지표는 전품목 지수와 근원 지수가 엇갈렸다.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 상승 폭이 6월(0.3%)보다 작아졌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2.7% 올라 6월과 같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6월(0.2%)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작년 동기 대비로도 3.1% 올라 6월(2.9%)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이에 대해 주식시장은 관세에 따른 물가 충격이 7월까지 크지 않음이 확인되면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나온
연준 인사들의 공개 발언은 이러한 시장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지닌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기자들에게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하며 매파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석했다. 굴스비
총재는 “급격히 움직이는 것은 연준이 가장 피해야 할 일”이라며 “정보를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중앙은행의
운영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고용 시장은 최근 발표된 7월 수치상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강하다고 했다. 또한 인플레이션 지표의 일부 세부 내용이 연준의 가격 압력 억제
노력이 더 이상 “황금 경로”에 있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면서 “만약 (높은 서비스
가격 상승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2%로 돌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도 “경제가 여전히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고, 기업들의 낙관적 전망이 증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적절히 제한적인 통화정책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정책 입장을 완화하는 기회가 아니라 정책을 유지하는 근거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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