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금리 고점 상향 가능성을 시사하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자 월가 대형 금융기관들을 비롯한 시장의 금리 전망치도 5% 중반대
이상으로 속속 올라가고 있다. 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경제를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2%에 가깝게 떨어뜨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6%로 올린
뒤 장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전망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 상의 기준금리 고점(최종 금리) 전망치 5.00∼5.25%(중간값 5.1%)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연준은 앞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 4.50∼4.75%로 끌어올린 상태다. 월가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등 이코노미스트들도 이달 21∼22일 열리는 FOMC에서
발표된 새로운 점도표 상의 최종금리 전망치가 기존보다 0.5%포인트 오른
5.5∼5.7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이달 FOMC를 앞두고 발표될 지표들이 혼조세지만 전체적으로는
탄탄할 것”이라면서 “이달 0.25%포인트를 올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아슬아슬하고,
대신 0.5%포인트 올릴 위험성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준 위원들이 이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더라도 인상 속도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릴 경우, 점도표 상의 최종 금리
수준을 0.5%포인트 올리는 식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월가에서 금리 전망치가 오르는 것은 파월 의장이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 지표들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 “전체적인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이 타당하다고 시사한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발언 후 이달 금리 인상
수준에 대한 전망이 뒤집혔다. 전날에는 0.25%포인트 인상 확률(68.6%)이 0.5%포인트
인상 확률(31.4%)을 앞섰지만, 이날 0.5%포인트 인상 확률(69.8%)이 0.25%포인트
인상 확률(30.2%)을 추월했다.
또 6월 금리 상단이 현재보다 1%포인트 인상된 5.75%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은 57.5%로
전날(28.9%)의 2배 가까이로 늘어났으며, 5.5%를 상단으로 보는 의견은 55.7%에서 24.1%로
줄었다. 금리 상단을 6%로 보는 견해도 2.8%에서 17.3%로 급증했다. 이밖에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가 2007년 7월 이후 처음으로 5%를 돌파하면서 10년물
국채와의 금리 격차가 확대됐다.
bscha@yna.co.kr
https://www.koreatowndaily.com/articles/2023030803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