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용 사정이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월가에선
오는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면서 연준이 ‘빅컷’
(0.50%포인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일(현지시간) 투자자 노트에서 “9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위해 연준이 필요로 했던 증거가 오늘 고용보고서에서 나타났다”며 “이제
남은 질문은 인하 폭이 어느 정도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에 유휴인력이 조금이라도 쌓이거나 월간 일자리 증가 폭이 10만명을 계속
밑돈다면 연준이 금리 인하를 개시할 것이고, 향후 지표 결과에 따라 9월 50bp(1bp=0.01%포인트)
인하도 가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도 이날 엑스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만약 8월 고용지표도 이번처럼 예상 밖 둔화세를 지속한다면 연준
정책 논의는 ‘동결이나 25bp 인하냐’가 아니라 ’25bp 인하냐 50bp 인하냐’로 옮겨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준은 지난해 7월 금리를 동결했다가 9월 회의에서 50bp 인하를 단행한 사례가
있다”며 “이는 현 연준이 전략적 사고에 충분히 기반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월가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대두하면서 연준이 7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커진 바 있다. 그러나 연준은 작년 7월 금리를 동결했다가 9월 회의에서 빅컷에 나서며
뒤늦게 금리 인하 사이클을 개시해 시장 안팎의 비판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 회견에서 현 금리 수준이 부적절하게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
“9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은 이 같은 발언을 매파적
(통화긴축 선호)으로 해석하고 9월 금리 동결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달 새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눈에 띄게 약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천명 증가해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10만명)을
밑돌았고, 5∼6월 일자리 증가 폭은 종전 발표 대비 총 25만8천명 하향 조정됐다.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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