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6월 들어 미국의 주택거래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가운데 집값은
다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들어 주택 매물이 쌓이면서 미
주택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6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389만건(계절조정 연이율 환산 기준)으로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고 23일
(현지시간)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5.4% 줄어든 규모다. 기존주택 거래량은 지난 3월 이후
잇따라 전월 대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존주택 거래량은 미 주택시장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통상 거래 종결까지 통상 1∼2달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6월 통계는 4∼5월경 구매 결정이 반영된 수치다. 주택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게 주택거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 18일
현재 6.77%를 나타냈다. 6월 통계의 구매 거래가 이뤄졌던 4∼5월엔 금리가 7%대 초반으로 더 높았다.
한편 주택거래 감소와 주택가격 인상을 초래했던 ‘매물 가뭄’은 최근 들어 변화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선 과거 3% 언저리의 저금리로 30년 만기 장기 주택대출을 받은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내놓기를 꺼리면서 거래 감소와 집값 상승을 초래해왔다. 협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미국의 기존주택
재고량은 132만 가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3.4% 증가했다. 현재 주택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재고량은 4.1개월 치 공급량에 해당한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이는 4.5개월 치 공급량을 기록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재고 수준이다. NAR의 로런스 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은 현재
공급자 우위에서 구매자 우위로 점점 바뀌어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물이 시장에 남아 있는
기간이 좀 더 늘어났고 매입 문의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고 전했다.
재고 증가로 숨통이 트이긴 했지만 매물 가뭄을 해소하기엔 아직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통상 주택
재고량이 6개월 치 공급량에 달해야 판매자나 구매자 어느 한쪽의 우위 없이 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실제로 주택재고 증가에도 불구하고 6월 미국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42만6천9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1% 올라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1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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